출근하자마자 전날 수술 환자의 차트를 확인 한다
3개월전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고 어제 왼쪽을 수술했었다
오른쪽 무릎 수술은 통증조절을 위해 경막외 무통시술을 하였으나,
3일을 꼬박 잠못자고 오른 다리를 주물렀었다고 한다 아파서
경막외 무통시술이란 허리의 척추사이로 바늘을 찔러 경막외강을 확보하고
찌른 바늘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경막외강에 삽입한 후 약물을 기계로 지속적으로 주입함으로써
수술한 다리의 뼈를 깍은 후 발생하는 극심한 통증을 참을 수 있을 정도로 경감시켜,
환자의 회복운동을 빨리 시키고,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한 방법이다
최근 새로운 방법이 소개되어 무릎인공관절치환술 환자에게 시술하고 효과를 확인하여 좀더 효과가 있다면,
무통시술방법을 바꾸어 보려고 제품회사의 지원을 받아 여러 방법으로 시술해 보고
적절한 약물을 찾기 위해 여러 약을 섞어 주면서 통증의 크기를 관찰하고 있었다
VAS(visual analog scale)
통증의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관찰자의 주관적인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크기를 규격화된 측정자로 환자가 직접 측정하고
그것을 기록하면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크기와 변화를 추적 관찰하는 것으로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아니나 통증의 양상이 환자마다 다르고 개인차가 있어서
각각의 개인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크기를 환자의 주관적인 표현으로 기록하는 방법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VAS 4, 좀 애매하나 적절히 진통이 되고 있었다
4-6통증은 추가 진통제 투여로 진통가능하고 2-3 정도면 그냥 관찰하면 되는 수준이니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8-10은 극심한 통증으로 적극적인 진통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10 정도는 아예 '차라리 죽여주세요'하는 수준인데,
여자의 경우는 산통정도로 비교하고,
남자의 경우는 요로결석일 경우 나타나는 통증을 생각하면 되겠다
바로 병실로 올라 가서 환자를 만나서 물어 보았다
환자는 73세 여자환자로 관절염이 심하여 더 이상 관절을 사용하기에는 통증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었었다
당연히 수술이 필요하고 이번에 두번째 수술한 것이다
좀 어때요?
아이고 저번에는 3일을 잠 못 잤는데 이번에는 괜찮네요 전에 비하면 멀쩡한 거요
그래요? 잘 됐네요 그럼 다시 확인할께요
VAS 자를 꺼내 들고 환자에게 설명한다
여기 보이는 0은 하나도 안 아픈 것을 표시하는 것이고요 10은 산통 정도의 통증을 말하는 것인데
지금 통증이 어느 정도 됩니끼? 손가락으로 가려켜 보세요
2나 3쯤 되나? 그 정도요
저번에는 그냥~~~아팠어 잠도 못 잤거든
그리고 애기 낳는 것은 문제도 없어 쑥쑥 그냥 잘 낳아 하나도 안 아파 우리때는 그냥 막 낳았어 아픈게 어딨어
지금도 낳아라면 낳겠다.
.........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통증 측정 기준을 무색하게 만드는 칠순 노인의 패기에 그냥 인사하고 돌아섰다.
언제 따라 들어 왔는지 모르게 내 뒤에 서 있던 간호사가 메모지로 얼굴을 가리고 입을 찢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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