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BODY II-1
몇일전 진료를 끝내고 처방을 위해
잠시 눈을 돌려 컴퓨터 화면을 보는 사이에
옆에 앉아 있던 환자분이
'저.... 선생님
가족생일이나 기념일 가려쳐 주시면
제가 케잌을 선물하고 싶은데요'
........?
'저번 시술때 워낙 고생하셨고 해서
제가 좀 보답을 하고 싶어서요'
아이고 괜찮습니다
다~그게 돈받고 하는 일이잖아요....
증세가 좋아지면 됐지요 뭐....
'그래도 그 날 고생 많이 하셨어요
제가 뭐 좀 해 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사실 제 딸이 케잌만드는 일해요
기념일이나 잔치같은 행사에
주문받아 케잌을 만들어요'
아....제과점하시나 봐요
전에 말씀하시던 따님말이죠?
산업디자인과 나왔다고 말씀하신것 같은데요
얼마전 신경치료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서른이 넘은 아들 딸이 결혼도 안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기억이 났다
요즘 제빵이 유행인가?
사실 지금은 신경치료를 마치고
투약과 물리치료로 전환한 환자가 있다
그 환자는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손목 주위의 인대가 두터워져
그 아래로 지나가는 정중신경을 압박하여
손바닥과 손가락이 저리고 아파서
본원 정형외과를 거쳐
통증과로 전과된 환자다
제빵을 하느라 손을 많이 사용하니
손목이상이 생긴 것이다
제빵도 쉽지 않나 보네.... 3D인가?
손목터널 증후군
주로 4-50대 주부가 많은데
손빨래를 자주하거나
청소하느라 부지런 떠는 사람이 많다
테니스 엘보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정중신경이 바로 위의 인대에 눌려 발생하는 것으로
손바닥과 손가락이 저리고
쥐는 힘이 떨어지며
심하면 손바닥의 근육이 위축이 일어난다
치료는 물리치료나 신경주사로
인대를 늘려 보거나
압박받아 부은 신경을 주사로 가라 앉히는 것이다
증세를 보아 보존적 요법을 실시하다가
호전이 없거나 심할 경우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간단하다
부위마취(상박신경총차단술)한 후
손목 안쪽에 있는 인대를 자르는 것이다
피부절개 부위는 작다
어떤 병원은 아주 작은 칼집을 내고
내시경을 넣어 수술하기도 한다
수술후 압박이 풀린 신경은
상태에 따라서 호전 정도가 다르다
수술이 무섭다고 신경손상이
극심할 정도로 지내는 환자도 있는데
당연히 수술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또 회복이 느리다
그런데 이런 환자일수록
'이거 왜 이래요? 왜 아직 저려요?
언제 좋아져요? 약은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요?
수술은 잘된거 맞아요? 빨리 좋아져야 되는데
괜히 수술해가지고... 큰 병원 갈걸....'
말이 많다
아니 제과점을 하느 것이 아니고
케잌을 주문 받아 만들어요
아... 케잌 만드는 기술자군죠...
딱히 그런 기술자를 칭하는 이름을 모른다
그냥 '기술자'라고 해버렸다
그런 명칭이 따로 있을 만하다(누가 좀 가려쳐 줘)
환자는 아예 수첩을 꺼내며 기념일을 불러 달란다
아이고 그러시지 않아도 됩니다....
일단은 사양을 하고
그냥 집사람 이름을 넣은 케익하나 만들어 달라고 했다
케잌에 넣을 문구는 적당히 알아서 넣는데
'시시때때로 무지무지 사랑한다'는 뜻을 담으면 된다고....
집사람 이름을 메모에 적어 넘기면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렇게 신경 안 쓰셔도 되는데....고맙습니다...
그럼 오늘 오후에 퇴근 시간에 맞춰 가져 올께요
지금 만들어라고 전화해야 겠어요....
지금 이 환자는 전에 말한 우아한 '형님의 누나같은' 분이다
이 환자는 차츰 증상이 좋아지고 있고
나도 이제 치료을 물리치료나 투약으로 전환하여
신경치료는 줄이거나 끝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환자는 나보다 먼저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대개 환자들은 수술을 마치거나 퇴원할때 의사에게
소소한 선물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취과 의사에게는 별 볼일 없다
그래도 외래를 보는 통증과는 인사를 받기도 한다
난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환자와 이별을 해왔었다
그리고 환자들은 증세가 좋아지면
병원에 오지 않다가
몸 아프면 몇년이고 몇달이고 지나서
다시 방문하는 경우가 있어
별 대수롭지 않게 환자를 떠나 보내었다
사실 치료받는 환자들이 손에 뭘 들고
진료실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붕어빵 호떡 음료수 강냉이 호두과자 캔커피
오는 길에 마트나 길거리에서 사온다
제빵 아줌마는 올때마다 가게 빵을 많이 가져와서
직원들과 나눠 먹고
난 그 빵으로 저녁을 때우기도 했다
그래도 이름 넣은 케잌은 특별한 것 같다
은근히 기대가 된다
제과점에서 케잌을 살 때
초 갯수만 물어보고 챙겨주는데
이름을 새겨 주면 좋지....ㅎ ㅎ ㅎ
얼마 후 오전 진료가 끝났다
오후는 수술방에서 마취업무를 해야한다
외래와 수술방에서의 마취는 그렇게 연관성이 없다
마취만 했던 과거에는 비 인기과이고 비 임상과이며
서비스과라 환자진료가 적성이 아닌 경우 말고는
거의 하지 않는 과라 지원자가 적었고
적은 인원으로 많은 수술을 마취해야하니
몸은 고되었다
흔히 말하는 3D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의 자격을 따고도
개업을 하려면 일반의로 개업을 해야 하므로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피부과 비뇨기과 등등
자기가 표방할 진료과목에 따라 공부하거나
다른 병원에 취직해서 배워야 했다
그래서 병원 스텝으로 남아 마취를 계속할 사람이 아니면
지원할 생각이 없는 과였다
당연히 학생들이나 인턴들에게 인기가 없을 수밖에....
그러나 지금은 좀 형편이 나아졌다
마취과에서 '마취통증의학과'로 개명한 이후
타과를 표방해서 개업을 하던 것이 이제는
당당히 '통증과'를 표방하고 개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방에서 마취하던 기술을
외래에서 신경차단술로 적용해서 먹고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3D 막장은 산부인과 일반외과 비뇨기과다
조만간 조산사에게 분만받다가
난산이 되면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수술방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나오는 애기 머리 틀어 막으면서...
맹장 수술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맹장수술받으로 일본이나 동남아 가야 할 지 모른다
골프하러 많이들 가지않나?
가는 길에 맹장 떼고 와라
그기는 비싸다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인이 맹장수술하고 2천만원 냈다고?
그래서 대학병원에 줄을 서서
복막염이 생겨 죽어도 좋으니
한국에서 의료천국에서 싼값에 치료 받고 싶다고?
그러다가 뭔가 불만이 생기면 병원 뒤집고 난리를 부리다
결국은 의사 무릎을 꿇리고
멱살을 잡고 흔들려고 하겠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전 국민의 현재의 보편적인 성향을 말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정부와 정치가들의 합작품으로
국민을 기만해 왔던 것이다
국민은 메스컴을 통해 의료에 대한
왜곡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의사에 대한 집요한 공격은
사회운동가들의 즐겨찾는 메뉴가 된지 오래다 보니
웬만한 의사의 일상과 비리는
매일 신문과 방송에 오르내린다
내 기억에는 황당한 9시 뉴스가 있다
그 기사에 간호조무사가 모자이크처리된 인터뷰를 보았다
'의사와 제약회사간에 뭔가 있는 것 같아요....
뭐가 있는거 같아요?
응....그냥...뭐...영업하시는 분이 오시면.....
....그냥 막...볼펜도 주고....공짜로...
메모지 줄 때도 있어요...
지금까지 공짜로 병의원에 볼펜을 나눠주는 제약 회사가 있다는 이야기로
제약회사와 의사의 비리관계를 밝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 ***기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학회행사때 제약회사가 휴식시간에 커피 제공도 못한다
공무원이나 기자들은 세금이나 스폰스끼고 외유를 나가는 세상이다
제약회사의 영업활동에 문제을 삼는다면
길거리에 나눠주는 교회선전용 휴지를 나눠주는 것은 어떤가?
시장에서 과일상이 맛배기로 과일하나 주는 것은 총살감인가?
다 괜찮다....받는 놈이 의사만 아니면 된다....
의사는 받으면 총살도 모자란단다...
걍 죽일 놈들 환자 피 빨아 지 배 채우는 버러지...
이 글을 읽는 너는 아니라고?..그런 생각 한 적도 없다고?
....그래 생각해보니 언뜻 그런 생각이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다고?
...그냥 매스컴에서 나쁜 놈이라 하니 그렇게 믿고 있다고?
...좋은 의사는 의사고 나쁜 의사는 나쁜 놈이잖아!
....이제 의사라고 세상에 그냥 대우받고 사는 것은 잘 못이지
....의사도 잘 못하면 망할 수 있지? 그렇지?
...그리고 소중한 목숨을 함부로 대하면 벌을 받아야지
....잘못이 드러나면 배상도 당연히 해야하고 미국은 수백만불씩이나 하는데
...그런데 요즘 감기가 들어 내과의원에 가면
약 좀 짓고 엉덩이 주사 맞으면 사천오백원이나 내래...
순 도독놈들.... 전에는 천오백원 냈는데
....몇 배나 올린거야? 배 터져 죽겠네....
그 내과 의원 하루 40명미만 본다
내과는 거의 보험환자다 영양제 맞는 환자는 빼고....
이미 배터져서 속이 비어 뱃가죽이 등짝에 붙은지 오래다
병의원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들어보면
그냥 구멍가게 주인이 더 속 편하다(철규야 미안하다 알제?)
한국에 와서 다친 몸을 치료받고
처음으로 병원비를 치르는 동남아 환자는 입이 찢어진다
자국의 병원비보다 싸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있지 않아 돌변한다
....이거 왜이리 비싸요? 옆집은 이렇게 안받던데....
얼마되지도 않는 푼돈 마저 비싸다고 직원과 입씨름을 하다가
급기야 돈을 바닥에 팽개치고 욕을 입에 달고 나간다
근묵자흑(한자 찾아봐라)
누구에게 배웠겠는가? 누가 그렇게 가르쳤나?
본인이나 가족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면
일이만원으로 해결될 일이 없다
그래서 실손보험을 많이들 가입하지
병원과 거리가 먼 사람들은
매달 내는 의료보험료는 아깝고
병원치료는 미국처럼 받아야 하고
의료 사고는 로또로 생각하니.......
의료사고 제일 많은 산부인과가 먼저 문을 닫았다
지금 피부미용으로 먹고 산다 점도 빼고
외과는 싼 수가로 수술방을 운영 못해
간단한 맹장 수술도 안한다
피부미용과 점빼기 쌍꺼풀수술 등 성형외과의사로 산다
비뇨기과는 그기에 전공인 포경 좀 더 하는 수준이다
물론 특화시켜 대형으로 병원을 차려 잘 되는 병원이 있다
몰락하는 병원이나 의사가 있다 개인의 잘못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의료보험위주의 산부인과 외과 비뇨기과가
비보험인 성형외과로 전과해서 개업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라
청춘을 공부에 매달리고
뜻을 가지고 수련을 받아서
전문의 자격증을 받자마자
개업자금 못 모았으니 목숨 내어 놓고
신용담보로 대출을 받던가
봉직을 할려니 수술하는 병원이 거의 없어
이것저것하는 자리인 낮과 밤을 바꾸어 응급실을 전전하던가
먼저 나온 의국 선배가 운영하는 성형외과에 부원장으로 취직해서
염전노예처럼 일하면서 술기를 익히고 나중에 숙달되면 개업을 하게된다
이런 경우는 나중에 잘 되면 자신도 의국 후배가 노하우를 배우러 오면
염전노예로 부려 운영비용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도대체 수련을 할 이유가 없다 이들 과목은
걍 졸업하고 성형기술배워 돈이나 벌지
뭔 꿈을 이뤄 보겠다고 발버둥 치다가
이렇게 꼬꾸라 지나
뭔 영화를 보겠다고?
뭘 위해 의학을 공부했나?
뭘 위해 그런 과를 밤을 낮삼아 일했었나?
그래도 환경이 좋아지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주절거리고 있나?
정치가와 사회운동가의 선동에 휘둘려
공짜 국민들이 만들어놓은 함정에 빠지고도 모자라
나락으로 떨어지는 마당에
배워 먹은 기술을 쓰고 싶고
뜻을 이루고 싶다고 꿈을 꾸고 있다니
그러고 싶으면 외국으로 나가라
아니면 후진국에 가서 배운 기술을 이용해서 봉사해라
이곳에서 강제로 봉사하는 거나 그곳에서 자원봉사하는 것은
똑 같으니까 .....봉사니까......
대신 돌아오는 대우는
배부른 의사와 고마운 의사의 차이 뿐이다
아고 케잌이야기가 너무 벗어나서 .... 어디까지 애기 했더라? 보자....
오후 몇 안되는 수술이 지겹게 느껴질 시간 쯤
외부 손님이 왔다는 간호사의 이야기를 듣고
들어 오시라고 해
문밖에서 뵙자는데요...
???누군데?
웬 여자분이....
아.... 내가 나갈께
요즘 깜빡거리는 기억력이 문제다
문밖에는 환자분이 두손에 뭔가를 들고 서 있었다
내게 건내 주며
오늘 즐기세요 케잌은 바로 냉장보관해야 해요
그리고 요것도 준비 했어요 같이 먹으면 맛있어요
하얀 백색 케잌박스와 와인봉지를 건낸다
케잌박스는 상호도 색깔도 없는 하얀 백지다
난 입이 부끄러워 별반 감사의 인사도 못하고 있는데
손은 케잌박스와 와인봉지를 받고 있었다
인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간호사들이 몰려 방에 들어온다
뭐 맛있는거예요? 뭐예요? 케잌같은데 함 열어 봐요 섐~!!
집사람 이름을 넣은 케익이라 자랑하고 싶기도 하고
뭔 주문 케잌이 초라한 박스에 담겨오나 싶어
케잌 모양이 궁금했다
함 열어보자
와인은......? 화이트 와인이네?
케잌이라 화이트 와인을 먹는가 보다....
오늘 고기는 소주로 반주하고...케잌은....
케잌 다 꺼냈.... 야 ...야 ... 조심조심
손대지 마라 함부로....
먼저 사진부터 찍을까? 와인도 옆에 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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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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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과 나왔다더니 3D과인가?
요즘 그과에서 먹고 살게 하려고 특별히 공부시키나?
수간호사가 헨폰 사진을 찍고 카톡으로 넘긴다
옆에 다른 간호사가 거든다
냉동시키면 1년 간데요 설탕공예는...
고뢔? 잘만 하면 1년은 우려 먹겠다....ㅎ ㅎ ㅎ
오늘 서프라이즈하세요....여자들이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고뢔? 이거면 될까?
충분하죠..... 먹고 남으면 낼 동네 아줌마들 불러 차 한잔하라고 해요
케잌먹으러 오라고 하면 되쟎아요....
고뢔? 그런 굳 아이디어가...뭔 뜻인지 알겠어
....역시 여자는....
....아무튼 하라는데로 해봐야지
.....고마워 말해줘서 난 쑥맥이야 이 나이가 되도록....
요즘 애들은 결혼을 안해도 여자친구가 많은데....
난 이러니 결혼을 해도 여자 친구가 없지.......
(아마 믿을 사람 없을 거 같다.... 농담이다....^~^)
비도 부슬거리고 하니 검도 운동도 쉬고 싶은 차에
두손의 짐을 핑게 삼아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저녁에는 집사람이 운동하러 가고 집에 없을 수도 있어
차안에서 전화를 급하게 걸었다
대신 목소리는 깔고 느긋하게
오늘 비도 오고해서 운동도 쉬고 집에 일찍 들어가게 됐네
뭐? 그기는 비 안온다고?
잘 봐바라 비온다.....가랑비는 비 아이가?
그라고 오늘 저녁은 같이 먹을 수 있겠네
좀만 기다리라 퍼뜩 간다
....뭐라고? 미역국 많이 해놨다고? 덜어서 데파 묵어라꼬?
...야 야 그라지 말고 내 맛있는거 사주께
니 운동 내일가고 오늘 저녁 외식함 하자....
간다 지금 가고 있다 다와 간다... 좀 있으면 도착한다.....
니 집 근처 맛있는 집 알고 있으면 미리 예약해라
내 오늘 그냥 팍.....
뭐? 별 맛집이 없어?
아니.... 내말 좀 들어봐라....
그럼 그냥 먹을 만한 집 있을 거 아이가?
....뭐 그래 다 고게 고거지 뭐 그래도 함 찾아봐
......알았다 알았다 밥먹고 운동가라
..... 운동시간이 언제데?
....다 됬네? 그럼 멀리 못가네.......
내 지금 택시타고 빨리 가고 있거던......~..........~........
응... 지금 그러네.....
비오는 날은 이 길이 더 밀린다는 걸
내가 어찌 알았겠노.....
길은 알지.... 그래도 평소 전철만 타고 다니는데
........좀 기다려봐.... 내일 운동가라니까.....쫌.....
............................그래 알았다 상가 지하 1층 미도식당.......
좀 늦더라도 기다릴거지? 응?............
알았다 알았다 빨~리 가께....기사분요 좀 빨리 가입시더!!!
그냥 부산말이 나온다
택시 기사는 느긋한 건지 안전을 위한 건지
차는 별반 움직이는 것 같지 않다
전철로 이동했을 경우 대비 시간은 두배 요금은 20배
이미 돈이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문제다
차는 조금씩 가다 서다 한다
택시기사가 야구 감독 김시진의 맏동서라는 이야기는
오래 전에 들은 것 같다
교통정리 봉사하다가 사고 입은 택시기사는
뇌사상태로 병원에 있는데
공무원이 아니고 의상자도 아니라서
보상도 못받고 있어서 투쟁 중이라는 이야기는
더 오래 전에 들었었다
지금은 택시기사조합 이사장 선출 투표에 열을 올리고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은 명예직이니 하는 것 없다고 하나
고향 끌어들이고 선후배 찾아가면서 선거하는 이유는 뻔하지
기사는 이사장 선출하는 대의원 선거에
열을 올리고 말한다
딴 놈들은 몰라도 날 잘 아는 사람들은 내가 대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ㅎ ㅎ ㅎ
대의원도 명예직입니다. 난 이미 3번이나 했고요
이번에는 저번에 날 밀어줬던 후배가 자길 꼭 좀 밀어 달라고 해서.....
어? 말하다 보니 다 왔네요... 요기 세우까요?
난 요금을 치러고 잔돈은 팁이라는 말과 함께 뛰었다
이미 시간은 지났다
기다리다....그냥......운동 갔을까?
그냥.....기다리고 있을까?
들고 뛰는 와중에 케잌박스는 이리저리 흔들린다
소변마저 마려워 죽을 지경이다
오늘이 좋은 날인지 나쁜 날인지 누가 좀 구별해 줘......
로또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런데 마트내 지하상가 입구가 기억이 안난다
....평소 마트 심부름이나 좀 할 껄
주위에 뻘쭘히 서 있는 상가 경비에게 묻는다
마트 지하 1 층 입구중 가장 가까운 데가 어딥니까?
손가락 가리키는 곳을 향해 다시 뛰었다
계단을 내려가자 마자 오른편에 간판이 보인다
.....미도식당
'우아한 환자는 이별의 선물도 우아하다'
'서울에서 비오는 날 함부로 택시타지 말자 지하철을 잘 이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