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0802 만화 '식객'을 구입하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 먹거리 때문에 곤란한 경우가 많다. 먹을 만한 음식을 주문하려면 2인 이상 되어야 하니, 혼자 먹으려면 정식백반이나, 중식(짜장, 짬뽕) 말고는 먹거리로 별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특히 지방에서 지역 음식을 맛 보려고 하면, 아는 음식이 없었고, 혼자라 찾아가도 못 먹는 경우가 많았다.
며칠 전에 우연히 당근으로 허영만의 '식객' 만화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식객 시리즈 중 각 지역의 대표 음식을 소개하는 것으로 재편집한 것이라, 지역 음식을 모아서 보는 재미가 솔찮게 재미가 있다.
2권째를 읽는 도중에 슬슬 지방 음식을 찾아 짧은 여행을 할 생각이 스물스물 떠오른다.
그냥 여행을 다니는 것보다 한 군데라도 테마 목적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을 것같아서, 내심 식도락 여행이 머리에 그려진다.
사실은 부산을 가면, 형제들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바닷회를 먹기도 하지만, 바다회보다, 돼지국밥을 더 먹고 싶어 어중간한 시간에 혼자 먹는 한끼는 돼지 국밥을 먹는다. 내게는 돼지국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 부산이기 때문이다. 순천 웃시장 돼지국밥 골목에서도 먹어 봤고, 서울 을지로 골목에 숨어 있는 돼지국밥도 먹어 봤지만, 부산 어느 아무 가게에서 내 놓는 돼지국밥 만큼 맛이 안난다.
그래서, 서울에는 팔도 음식이 다 있다고 해도, 그리고 같은 이름의 음식이라도, 현지 음식과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전주의 피순대국은 서울의 분점과는 맛이 다르다. 서울의 밀면은 부산 가야 밀면과는 전혀 다른 맛을 낸다. 그래서, 그 지역의 특산 재료와 양념, 조리 방법이 특유의 맛을 낸다고 보면, 지방 음식은 그 지역에서 찾아 먹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겠다.
만화로 보는 내용만으로 각 지역의 음식 몇 가지를 알게 되었는데, 내용의 깊이는 전문가에게는 말도 안되게 단순할지 모르나, 문외한들에게는 재미 이상의 내용을 보여 준다. 저절로 맛이라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마 내가 주말에 짧은 여행을 한다면, 관광은 핑게고, 뭘 먹으러 다닐 것이다. 혼자라서 주문이 안된다면, 혼자서라도 2인분을 시켜 맛나게, 배부르게 먹으면 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