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여행 도중에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많이 주의를 주는 것이 있다. 안전밸트 착용, 쓰레기 정리,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게 낮은 목소리로 대화하기이다.
처음 관광할 때의 일이다. 앞 자리에 앉은 2명의 70대 여성분들이 여행 초부터 마칠 때까지 차로 이동하는 시간에는 쉬지 않고 수다를 떠는 통에 귀에서 피가 나오는 듯했었다.
세상 일에 모르는 것도 없고, 가정사, 친인척 문제, 등등 무슨 이야기 소재가 제한없이 쏟아져 나오는지.
그후 다른 여행에서도, 여성 노인 4 명 일행 중 2 명이 따로 자리를 벗어나 뒷 자리로 옮겨 수다를 떨었다. 시간이 지나고 대구에서 앞자리에 있던 젊은 여성 여행객 2명이 멀미로 하차를 하자, 그 빈자리에 웬 젊은 남성 여행객이 자리를 옮겨 앉았다. 뒷자리에서 수다를 떠는 여성 노인들 자리 바로 옆에 앉았던 사람이다. 자리를 옮기면서 내뱃는 신경질 섞인 목소리가 한 참 떨어진 내게도 들린다.
''좀 왠만해야지.''
오늘도 예외는 없는 듯.
오늘 나의 좌석은 45번으로 제일 뒷좌석 왼편 끝자리로 만족스런 자리다. 맨 뒤좌석은 일단 의자를 뒤로 넘길 수 있다. 앞자리는 뒷 사람의 눈총으로 의자를 넘길 수 없다. 넘기자 말자 바로 항의가 들어 온다. 심하면 뒷자리 사람이 앞좌석 사람의 몸을 손으로 찌르면서 좌석을 바로 세울 것을 요구한다. 낮모르는 사람끼리 살갑게 지낼 수는 없어도 서로 상대방으로 인해 손해를 볼 생각이 없는거다.
그래서 뒷자리가 편하고 때로는 인원 모집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가는 경우는 옆자리가 비어 더 편하게 여행을 할 수가 있다.
이번에는 뒷편 왼쪽 마지막 좌석이고 오른쪽 끝 41 번 자리에는 70을 넘긴 듯한 키가 크고 덩치가 큰 남성 여행객이 앉아 있었다. 그 분도 혼자 여행을 하는 중이다. 그래서 나와 그 분 사이에 3 좌석이 비어 있어서 가방을 빈자리에 놓고 느긋하게 의자를 뒤로 넘겨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가이드와 실랑이하는 중년의 여성 2명이 있었다. 예약 시 일행이 같은 자리에 배치를 받지 못했나 보다. 아마도 각자 예약을 하면서 일행이라고 여행사에 고지를 하지 않아 서로 각각 떨어진 자리에 배정을 받은 것이다. 결국 타협으로 맨 뒷자리 남은 3 자리 중 2 자리에 앉는 것으로 하여 내 옆에 두 명이 앉게 되었다. 이제 의도하지 않은 악몽이 시작된 것이다. 차가 출발하자 마자 반가운듯 오랜 만인듯 둘의 수다가 시작되었다. 큰 소리는 아니지만 쉼표없는 도돌이 이중창 재잘거림은 귀를 괴롭히고도 남았다. 잠시 후 오른쪽 끝자리의 남자 승객분이 저음으로 두 여성분들에게 말했다.
''조용히 갑시다.''
그렇게 해서 조용한 여행이 돌아 왔는데, 바로 내 옆자리 여성분이 나에게 말을 건다. ''저기 앞자리 2 개가 비었는데, 자리 바꿀 수 없을까요? 두 자리 다 창가라서 좋아요.''
내자리로 옮기면 오른쪽 끝자리와 1 자리만큼이라도 멀어지니, 불편한 사람과 더 떨어짐과 동시에 좀 더 안전한 자리로 옮기겠다는 계산이었다. 맨 뒷자리 가운데 좌석이 안전 상 제일 불안한 자리다. 옮기면서 덤으로 작게나마 수다도 할 수도 있을거고.
난 어려운 부탁도 아니라서 옮겨 주기로 했다. 내심 수다에서 벗어날 기회라고 생각했다.
''휴게소에 도착하면 옮겨드릴께요.''
그리고 휴게소에 도착 후 가이드에게 자리를 이동한다고 고지한 후 두자리 중 하나를 골랐다.
한 자리는 복도쪽에 앉은 남성은 건너편에 아이와 아내가 앉아있고 덩치가 크서 내가 불편할 것같아서 다른 빈 자리를 골랐다.
그 자리도 3 명이 일행으로 1 자리가 비는 형상이었는데, 중년의 여자들이었다.
설마 했지만, 휴게소를 벗어나자 마자 시작된 지옥은 여행을 마칠 때까지 지속되었다. 뒷 자리 남성처럼 수다를 제재를 하고 싶어도, 3 명 중 한 명의 인상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중간중간에 가이드가 정숙해 주기를 부탁해도, 쉬지 않았다. 큰 소리만 아니면 된다는 식이다.
옆에 앉은 내가 그 집 식구들 밥상 반찬까지 알아야 할 이유도 없고, 시험관 임신이 힘들고, 손가락이 부러졌을 때 전신마취 안하고 국소마취로 핀을 박아서 죽을 뻔 했다는 사실, 등등 그런 저런 남의 일상사를 왜 내가 듣고 있어야 하나.
소곤소곤 조곤조곤...
만약 지옥 구경을 간다면, 3 명이상 중년 여자들이 있는 방은 최악의 죄를 저지런 남자를 가두는 방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만사 그렇게 모르는 것 없고 똑똑한 사람들이 소리없이 대화하는 법을 왜 아직 찾지 못했는지 의문스럽다.
회상해 보면, 처음 나의 귀에서 피를 토하게 했던, 세상 모르는 것 없는 여성 노인분이 서울에 도착하여 전철로 환승하려고 지하철 엘리베이트를 타는 것을 보았다. 나는 계단으로 내려 갔기 때문에 시간 차이가 좀 있었다. 지하철 개찰구로 향하던 내가 본 장면은 조금 전에 얼리베이트로 내려간 여성 노인분이 두리번 거리며 지나가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2 호선을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사당역으로 가야 하는데.''
그 역은 2 호선과 3호선 환승역이다.
하루 종일 연설을 해도 막힘이 없을 정도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가진 사람이 지하철역에서 길을 잃는 것을 보니,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지하철 개찰구를 찾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안내소사투어230506 (0) | 2023.05.07 |
---|---|
군포시산본철쭉꽃축제230501 (0) | 2023.05.02 |
마이산투어230429 (1) | 2023.04.30 |
서산개심사간월도투어230415 (0) | 2023.04.16 |
강화도봄꽃투어230408 (1) | 2023.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