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환자가 주고간 선물이다...
72세 여자 환자로 어깨 통증으로 방문했다...
이 환자는 어깨 회전근개 근육 손상으로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거부하고 진통 주사만 맞겠다고 온 환자였다...
두번째 방문인데 환자의 걸음걸이나 팔다리의 움직임이 어째 좀 이상하다...
결론은 파킨슨 환자였었는데, 초진시 환자가 본인의 기저질환인 파킨슨 질환에 대해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체로 초진시 문진을 할 때 환자의 과거력이나 투약 내역을 물어 본다...
이 환자의 초진 기록이나 이후 재진 기록에도 파킨슨 질환과 투약 기록이 없다...
다시 수년 전의 차트도 뒤져 봤다...
기록이 없다...
결국 오늘 환자가 온 몸을 흔들면서 진료실로 들어 와서 직접 말함으로서 내가 파악할 지경이었던 거다...
그리고 저번 방문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환자의 말로는 약을 먹고 있다고 하는데도 현저히 온 몸을 가누지 못 할 정도이다... (증상 악화인가?)
어떻게 병원에 왔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불안한 걸음이다...
요즘 시절이 하 수상한 때라...
병원에서 넘어 지기라도 한다면...
그때 신경주사 맞고 어지러워서 넘어 졌다고 말한다면...
순간적으로 온갖 생각이 들었다...
최근 파킨슨 환자의 진토제 투여 사건으로 의료계가 뒤집어진 후로 나도 수술방에서 진토제를 바꾸었다...
문제가 된 진토제는 의료 보험이 되는 약으로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항구토제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이다...
다른 약은... 비급여로 환자가 약값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보험되는 약을 두고 왜 비급여 되는 비싼 약을 투약해야 하나?...
이 이야기를 하는 요지는 최근 파킨슨 환자에게 그 약을 투여하고 부작용(不作用이 아니고 副作用, side effect,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효과)으로 환자에게 위해를 가했다고, 법원(판사)이 약물을 투여한 의사를 상해죄(철컹철컹)를 선고한 사건을 말하는 것이다...
형사 재판의 결과가 저러하니 이어진 민사 재판은 어떨지 뻔하다...
자세한 약리적 기전이나 사건의 내용을 자세히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일이 사회적으로 반복되니...
나에게도 언젠가는 닥칠 일이라 생각하고, 아예 발생 여지를 없애고자 할 목적으로 약품 자체를 폐기 처분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수술 전후에 환자가 구역이 심하다고 하면,
그냥 어쩔 수없으니 참고 기다리라고 해야 하나...
상해죄를 감수하고 보험약을 투여해야 하나...
그냥 환자에게 설명하고 비급여 약을 투여해야 하나...
(이런 경우 환자들은 비싼약 처방한다면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
이제 투약의 기준은 법원이 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당장 이해 당사자인 해당 의사의 의견은 그렇다고 쳐도, 의료계의 학회 의견마저 국민들이나 정부나, 명확한 근거에 의거한 판결을 해야할 재판부마저도 무시한다...
환자가 본인의 기저질환을 말하지 않고 진료를 보는 경우에 문제가 발생하면, 좀더 자세히 문진을 하지 않은 책임을 묻고...
환자의 기저질환을 알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비급여약제를 투여하면, 급여약을 우선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과잉 진료라 환수하고...
급여약을 사용하여 부작용으로 환자가 불편하다고 항의하거나, 부작용이 적은 비급여약을 두고 사용하지 않아서 최선의 진료를 하지 않았다고 항의를 하지...
대한민국 의사들은 가불기에 걸려 꽃놀이패에 빠진 형국으로 뭘해도 욕을 먹는 상황이다...
현 상황은 그냥 '의사는 ㅈ돼 봐라'라는 의미 말고는 없다...
그 'ㅈ'돼봐라... 의 결정판이 이번 정부에서 일어난 것이다...
의료농단(의대증원.필수의료페키지)은 미래 의사를 노예화시키는 의료법으로서, 의료의 몰락을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정부의 농간일 뿐이다...
국민들은 노예들이 탈출하는 것을 막는 것도 모자라, 저주를 퍼붇고 있을 뿐이다...
싼값에 세계 최고 의료를 개인의 뼈를 깍아서 잠도 자지 않고 쉬는 날 없이 365일 제공하라는 요구이다...
정부는 공공의료(국립.시립, 등등)에는 투자를 하지 않고, 민간에 떠 넘기면서, 마치 공무원 다루듯이 의료를 규제한다...
조만간, 정부와 관변민간단체, 법률계(판.검.변호사)들의 강력한 공격이 예상된다...
머지않아, 국민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OECD 진료 형태가 이루어질 것이고, 능력있는 의사들은 외국으로 나갈 것이다...
특수질환이나 난이도가 높은 질환은 정부가 마련해주는 전세기를 타고 외국으로 가야할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다...
환자가 주고 간 행운의 클로버는
내게 행운을 줄런지...
환자에게 행운을...
에고... 이런 생각에 착찹한 마음 뿐이다...
행운도 '마데인치나'이다...
믿음이 안가는 행운의 클로바...

'진료실 단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0718고기집노숙자모녀 (5) | 2024.07.19 |
---|---|
240618여의도의사집회 (1) | 2024.06.20 |
BPB nerve PCA procedure (0) | 2023.09.01 |
촌지 (0) | 2021.06.18 |
엄마와 딸 (0) | 2021.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