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2

240917秋夕

매년 명절에는 바빴었다. 친가와 처가가 모두 부산에 있기 때문에 명절에 양가를 오가야 했는데, 부산과 서천으로 다니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으로 여겨야 했다. 그리고 서울발 부산행 교통편을 구해야 하는데 그것이 만만치 않아 힘들기도 했다. 명절 기차표는 명절 1 달 전에 일정 기간 중 지역에 따라 지정된 날짜에 예매를 시작한다. 그래서 접속이 별 따기라 포기하고 며칠 후 취소표가 나올 때를 노려 표를 예매하곤 했었다. 그래서 매진된 시간의 기차표 중 일부가 취소되는 경우에 운 좋게 낚아 챌 수 있으면 혼자라도 훌쩍 다녀 와야 했다. 새벽 일찍 표가 나오는 경향이 많아 그런 취소표 1 표 정도는 어떻게든 구하기는 하는데, 대략 2~3 주간 시간이 있기 때문이었다. 명절 당일 날 기차 귀경표는 있을 수도 있고 ..

나의 이야기 2024.09.18

一場春夢

여전히 코로나가 생활에 많은 제한을 두게 한다.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고, 외출을 할 수 없으니, 자연히 쓸데없는 짓거리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중고 장터 사이트를 뒤적이다가, 이것저것 사들여 가지고 놀다가 던져 놓고, 여행 사이트에 들어가 남의 여행기를 보면서 대리 만족도 느껴보기도 하고, 책도 헌책방 사이트를 뒤져, 요런저런 책도 읽기도 하고. 아무튼 지랄발광을 하는 하루하루 생활이다. 지랄 중 그중 하나가 로또 구매하는 것이다. 사실 몇년 전부터 간간히 재미 삼아 구매하곤 했다. 아는 친구들도 로또때문에 일주일이 심심하지 않다고들 말한다. 무료함을 핑게로 코로나 이후 간간히 사던 로또를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매주 사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자동구매하는 것보다 확률적으로 높은 가능성있는 번호를 ..

나의 이야기 2020.09.23

가물한 기억의 편린을 찾아서 III

돌이켜 보면 난 자랄 때 형을 많이 쫒아 다녔다. 2 살 터울이라 많은 세월을 같이 보냈다. 그래서 같이 공유한 추억이 많을 것이다. 내게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고 또렷히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면, 어릴적 할아버지 댁의 여름 추억이다. 아마 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창원군 동면 신방리가 원적지이지만, 서류상 적는 고향 주소이고, 창원군 덕산 모암 마을이 내가 아는 고향이다. 그곳에서 자라다가 3 살 때에 부모님을 따라 부산으로 왔으니, 고향 덕산 모암 마을의 기억이 거의 없다. 무의식에는 존재하는가 싶을 정도로, 간혹 꿈에 본듯한 느낌으로, 할아버지가 사시던 댁의 풍경이 사진처럼 연결된 채로 움짤거린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부산에서 살다가, 간혹 가는 할아버지 댁으로 가는 가족 나들이가 인상적..

나의 이야기 2014.08.03